복학했다.
다들 취업전쟁이라고 말한다.
도서관에서 자리 잡기는 점점 더 힘들어지고
도서관에서 만나는 졸업한 선배들의 얼굴을 보면
부모님 얼굴이 떠오른다.
공부의 처음과 끝이 영어다.
하루 종일 토익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몇 년씩 어학연수를 다녀온 후배들을 보면 점점 더 불안해진다.
부모님께 부탁해서 영어 학원 강좌를 몇 달씩 다녔는데도
실력은 그다지 나아진 것 같지 않다.
새벽밥을 먹고 찾아간 학원들도 취업준비생이나 직장인들로 넘쳐난다.
모두들 영어에 목숨 건 듯 눈빛에 독기를 품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무엇부터 해야 하나............?
어느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그런 말을 했다고 한다.
“학교에서 배우는 건 사실 거의 쓸모가 없다. 우리는 직원들을 새로 가르쳐야 한다.
차라리 인문학 교재들이나 많이 읽는 게 그나마 낫다.”
그러나 현실은 또 다르다.
학점 관리도 해야 하고 토익 점수도 올려놓아야 한다.
남들보다 나은 스펙은 어렵더라도 남들과 비슷한 스펙은 있어야 한다.
영어...........
사실 영어 공부에 투자되는 시간은 전공에 투자되는 시간보다 훨씬 많다.
그럼에도 외국인을 만나면 부담스럽고 눈길을 돌리기에 바쁘다.
어떻게 해야 하나..........?
그러다가 알스를 만났다.
알스?
처음엔 알집이니 알씨니 하는 유틸리티의 일종인 줄 알았다.
뭔말이여?
잘난척하는 동생네 학교에서 영어 공부하는 학습 툴이란다.
속는 셈치고 네이버에서 알스 라고 치니 첫머리에 뜬다.
일단 한번 홈페이지에 들어가 대충 �f어 보니 체험판이 있다.
흠........
공짜니까 함 해보지 뭐 하는 심정으로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띄워본다.
초,중,고급 과정과 여러 가지 콘텐츠들이 있다.
초,중,고딩들의 콘텐츠야 나랑 상관없고 흠.. 토익도 있구만....
그런데 뭐부터 공부하란 말이여?
일단 초급부터 한번 볼까? 일단 자료선택을 눌러 지문을 한 가지 불러온다.
흠..
이걸 가지고 뭐 어떻게 하라는 거지?
이것 저것 버튼을 눌러보니 대강 알 것 같다.
맨 오른쪽의 네비게이션을 눌러보니 학습 기능들이 나열되어 있다.
흠. 일단 아무 생각 없이 듣는 연습부터 해보자.
그런데 어떻게?
모르겠다.
일단 3회 반복듣기 부터하자. 두 번은 지문을 가리고 들려주고
한번은 지문과 해석을 보여주며 들려준다.
흠..... 요거 괜찮구만.....
그런 뒤 의미단위로 한 단락씩 자세히 들으며 훈련방법에서 시킨데로
모르면 무조건 c키를 눌러본다.
쉐도윙이니 속청이니 이런 것도 한번 씩 해본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시간은 사십분 정도가 흘렀다.
흠....
이거 이제 이 지문은 대강 들리는데 공부를 다 한건가.....하는데
다시 보니 지문 보고 읽기 녹음이란게 있다.
흠 일단 콩글리쉬 발음으로 한번 따라해본다.
의미단위라기에 주어진 지문을 잘라 놓은 데로 한번 무리해서 굴려본다.
그런 뒤 원어민 녹음과 비교해서 파형을 본다..
오!! 거의 비슷하구만 뭐...
대강 요부분만 요렇게 다르다 이거지?
한번 읽어보고 큰소리로 따라해 보니 조금 자신이 생긴다..
그러고 보니 학습방법에 무조건 큰소리로 따라하라고 강조한게 생각난다.. .
그렇지... 일단 시작했으니 다른 지문으로 한번 더 해볼까?
이번에는 한번 듣고 난 지문을 방향키를 이동해가며 큰소리로 따라 읽기 시작한다..
오.. 뭐 원어민이나 나나 별반 차이 안나는 구만 뭐.......
요렇게 해서 사흘이 흘렀다...
이거 재미있는 물건이구만.........
그런데.........
그런데 말이야...........
이거이.....어느새 의미 없이 들리던 영어들이 조금씩 관심이 가기 시작하는거야.
흠.. ....
요거이 자세히 보니 내 훈련과정등록이란게 있다.
아하.. 요거 나에게 맞는 훈련들만 추려서
지문하나로 여러 가지 훈련을 하라는 거구만.
그려....
아예 일정표를 짜자..
요렇게 6개월이 흘렀다.
시간 나는 데로 하루 한 두세 시간 정도 공부한 것 같다.
그동안 문장완성, 영어표현 훈련 등등 몇 가지도 하게 되었다.
흠........
그래서 지금은?
어떻다고?
지금도 공부하고 있다.........꾸준히.............
그럼 뭐가 다르냐고?
그런데 지금은 외국인을 만나도 두렵지 않다..........
뭐라고 하는지 대강은 알아 듣는다.
그동안 집에서 헤드폰 끼고 미국 말 한번 원 없이 지껄였다.
우리 어머니 감동하신다.
가끔씩 쥬스랑 빵도 가져다 주신다.
동생들도 나를 보는 눈빛이 예전과 다르다.
머리 아플 때나 누가 왔을 때는 미드나 영화 다운받아 둔걸 지문 없이 본다.
물론 미리 한번 알스로 지문을 들어본 것들이다.
(어쩔 수 없다. 무슨 수로 6개월 만에 원어민처럼 하겠냐?)
이거이 영화파일 지문은 자동으로 뽑아내서리 따로 학습할 수 있게 해준다.
지금 내 수준은 의미단위로 중요한 단어들만 연결해서 대충 상황파악 할 정도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다 들리게 된다니까.. 믿고 따라하는 거다.
사실 다 듣지 못해도 무슨 말 하는지 이해하는 데는 큰 지장 없다.
요즘은 여자 친구가 나를 바라보는 눈빛도 많이 달라졌다..........
뭔가 믿음직스러워하는 눈빛이랄까?...............
흐흐............안 겪어본 사람은 말을 말어...........
둘이 같이 자막 없이 미드 보면서 무슨 말인지 설명해 주다보면............흐흐..........
긴말 안 해도 알거다.... 한 마디로 뽀대 난다.
마당 쓸고 돈 줍고 칭찬 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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